2017년도 회고

오늘은 2018년도 1월 1일이다. 

한번쯤 한 해가 끝났을 때 정리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2017년도 한해는 고3 때 보다도 더 우울해하고 걱정이 많았던 한 해였다. 친하던 사람들이 친했던 사람들이 되고, 뒤에서 속닥거리는 이야기들에 의해 완성되는게 사람들 인식속의 나라는 것에 대해 실망하기도 하며,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던 순간들이 많았다. 

이것과는 별개로 대학교에 입학한 후 어느 때보다 전공에 관련된 심화된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아래의 글에 2017년도를 정리해보았다.

대학생 연합 IT 창업 동아리 'SOPT'

2016년 3월부터 IT 창업 동아리인 SOPT 활동을 시작했다. SOPT 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로 기획, 디자인, 개발(안드로이드, IOS, 서버) 파트로 나뉜다. 그리고 각 파트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창업 결과물을 만드는 해커톤이 열린다.

나는 총 3번의 APPJAM 해커톤에 참여했으며, 2017년에는 2개의 팀에 참여해 서비스를 만들었다.

1. 당신의 덕질을 도와드립니다, '덕질메이트'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추가하면 여러 프로그램과 사이트의 차트에서 내 가수의 순위를 알려주고 투표기능을 제공하며, 가수별로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이다. 내가 이 팀에서 맡은 역할은 서버 개발이었다.

Node.js 와 MySQL, AWS Service(EC2, RDS, S3) 를 이용해 개발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DB Table 을 직접 설계하고, RESTFul API 를 구현해봤다. 

로그인, 크롤링, 게시판까지.. 서버 구축을 처음 해봤는데 같이 구현하는 팀원들과 삽질도 많이 하며 서버를 완성했다. 

이 팀에서 개발하면서 물론 마음이 맞는 친구들도 만났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아 힘들었던 기억도 많다. 협업의 시너지는 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아는 것만 늘어놓는다해서 해결되는 것 같지 않다. 대화도 잘 통하고 때로는 응원도 하며 서로 격려하며 개발할 수 있게 되는 그런 팀이 정말 좋은 팀이고 일하고 싶은 팀이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2. 온라인 연애상담 서비스, '시라노'

구글스토어 링크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org.sopt.cyrano.client&hl=ko

페이스북 페이지 링크 : https://www.facebook.com/CyranoS2/

앱잼은 총 2주동안 진행하는데 첫째 주에는 스타트업에서, 둘째 주에는 카카오 게임즈에서 근무했다.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해커톤에 참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해야 할 것들과 해야 할 건 포화상태로 넘쳐났고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닥치는 대로 했다. 

하루에 20시간이상 렌즈끼고 있고 눈도 아프고 졸립고 모든게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진짜 매 1분 1초가 멘붕이었다😭 지금에서야 웃으며 할 수 있는 얘기지만 이 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던,,

 아무튼! 시라노에서는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앱잼은 '마피아42' 라는 게임의 CEO 인 사람이 기획자인 팀이었다. 기획자이지만 개발자이기도 한 오빠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냥저냥 구글링하면서 복붙했던 내 자바 코드를 스스로 많이 디스하게 된 계기도 되었다. 

뭔지도 모르고 복붙했던 싱글톤 디자인 패턴을 다시 분석해보고, 쿠키,,세션,,토큰,, '뭐라는거야;' 라며 어질어질했던 개념들도 어느 정도 정리되었고, 서버와 통신하면서 나도 모르게 주고 받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며 "개발자"라고 말해왔던 내가 그 순간만큼은 부끄러웠다. 

그리고 이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폴더 구조를 잘 짜는 것도 중요하고, 코딩 스타일을 맞추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일 많이 짜증났던 건 협업도구로 git 을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이 내 코드를 날리거나, 서로 에러가 나는 코드를 push 해 총체적 난국이 되었던 상황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안 싸우고 지나갔는지 신기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시라노 팀은 팀원들을 잘 만나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많았어도 매 순간 즐거웠다!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있는 이 사람들,,소중)

2. 대학교 연구실에서 교육용 게임 개발

2016년도에 '웹정보 시스템' 이라는 강의를 수강했다. 

jsp를 이용해 웹페이지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던 강의였다. 나는 친한 동기 한 명과 학과 프로그래밍실 예약시스템을 웹 페이지로 구현했다. 쏟은 노력만큼 강의 내 1등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우연히 좋은 기회로, 강의를 가르쳐주셨던 교수님께서 "연구실에서 게임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지 않을래?" 라는 제안을 해주셨고, 나는 응하게 되었다. 

그 때 당시, 휴학을 할 지 말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할 지 고민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조용한 연구실에서 개발 실력도 쌓고, 공부도 해보고, 미래에 대해 생각 좀 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 

교수님께서 원하시는 프로젝트는 지적장애인을 위한 교육용 게임으로, 교사가 클릭을 하면 상징이 확대되며 따라 읽고 학습할 수 있는 교육용 게임이었다. 교수님께서 요구하신 기능들을 구현하며 유니티 개발을 공부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3. 슈퍼맨서비스

그냥 무작정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일하며 개발실력을 기르고 싶다' 라는 목표로 지원한 스타트업이다. 이 서비스는 시공이나 공사를 하려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종류의 시공과 공사업체 정보를 모아 제공하고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 B2B, B2C 개념도 잘 모르고 BM 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개발 뿐만 아니라 많은 용어들을 배웠다. 

이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6개월동안 공부해보고 싶었던 자바스크립트, CSS 기초를 공부했다. 웹 디자인 책도 사서 읽어보고 css 요소와 html element 들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실무에 적용해봤다.

또한 JSP를 이용해 관리자 페이지를 만드는 업무를 맡은 나는 자바도 잊지 않고 사용하며 자바스크립트도 혼자 공부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휴학을 하며 선택한 일이었지만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

4. 카카오게임즈 인턴

평일에는 스타트업에서, 주말에는 SOPT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고 있었던 시기에 카카오게임즈 썸머인턴쉽 공고를 접했다. 지원기간이 매우 짧았고, 마지막날 (숙취로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지원을 했다. 

결과는...탈락!😭아쉽긴 했지만 그냥 '스타트업을 계속 다녀야 겠다' 라는 생각으로 금방 잊었다.

그런데 기대도 안하면 기회가 찾아오는 건지! 원래 인턴쉽 예정자였던 사람이 다른 곳에 취업을 하게 되었고, 공백이 생겨 나에게로 기회가 돌아왔다. 카카오게임즈 팀장님과 면접 후 열심히 할 수 있냐는 말에 뭘 하는지도 잘 모른채로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며 자신감 있는 척 했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자리가 뒤늦게 생겨 급하게 진행되어서 다니던 스타트업에도 급하게 말씀드리고 퇴사 조치를 취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카카오 게임즈 입사!!!!!!

하나하나 모든게 다 신기했다. 앱으로만 보던 카카오 택시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있는 모습들이 너무 멋있었다. 

대학생들끼리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 역할을 맡아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해봤지만 회사에서 전문적인 사람들과 함께 진짜 많은 사용자들에게 배포되는 게임을 개발한다 하니 신기하고 설렜다. 

대학교에 들어온 후에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적도 없고, 내 개발 실력에 대해 회의감도 많이 느꼈고, 그 만큼 개발에 흥미를 가졌던 적도 없었다. 하나하나 다 재밌었고, 내가 만든 게임에 대한 리뷰가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같은 곳에 올라오는게 너무 뿌듯하고 신기했다. 

   

두 달간의 인턴 기간동안 '오늘만큼은 암산왕', '달려라 다람쥐', 'COMBAT256', '내가 구운 마시멜로' 총 4개의 게임을 개발했다. 개발팀 사수분들과 팀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성공적으로 모두 개발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인턴 연장이 되었다!!!!!!!!! 

회사에 들어와 게임에 대한 인식도 정말 많이 바꼈다. 예전에 친오빠가 게임 중독에 걸려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던 적이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게임 회사가 너무 나쁘다는 생각을 했고 나는 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자리를 잡아버렸나보다. 

그래서인지 핸드폰에도 게임을 잘 깔지 않았고 관심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보니, 회사 사람들은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게임 하면서 풀고 있었다. 내가 만든 게임을 하며 자투리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일반 유저들이 달아주는 댓글들과 써주는 글들, cs 로 들어오는 많은 요구사항들을 보며 '내가 그 동안 너무 색안경을 끼고 봤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긴 하지만, 정말 좋은 회사다. 복지도 좋고 개인의 자유를 인정해주며 복장도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해준다. 

인턴이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겠지만, 그 때 또 다시 다른 회사로 취직을 해 일을 하게 된다면 지금의 팀 분위기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학교 다닐 때는 내 개발 실력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지지 않는다. 기껏 해봐야 프로젝트를 다른 팀들보다 얼마나 거창하게 만드는지? 그렇지만 회사는 달랐다. 나보다 못하는 사람도 없고, 배울 점이 없는 사람도 없다. 모든 사람에게 '이건 뭐예요?' 라고 묻게 되고, 그렇게 아직도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있다. 아직도 회사 사람들처럼 되려면 나는 너무 멀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2018년도의 나

2017 한 해동안 동아리, 회사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 덕분에 많이 웃기도, 울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가장 슬픈 건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남은 2개월의 인턴 기간도 무사히 마치고 퇴사를 한 후 복학을 할 것이다. (게다가 취준까지 해야한다니... 벌써부터 숨막힌다...)

우선 상반기 첫번째 목표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실기시험 합격률이 너무 낮아졌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겁 먹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두번째는 스프링 또는 리액트 둘 중 하나를 공부해보는것이다. 아마도 자바스크립트와 타입스크립트를 공부했으니 리액트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개인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어서 내 경험들을 올리는게 최종 목표! 이렇게만 해도 성공적인 4학년 생활이 될 것 같다. 아, 알고리즘 문제도 꾸준히 풀 예정이다.

아마도 하반기에는 취업이 최대 목표일 것이다. 그 때쯤엔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를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 곳에 입사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취업에 성공해 취업 전 실컷 놀러 다니고 싶다!! (소망일 뿐, 아직 자신감은 없는 상태..ㅎ)

2018년도에는 나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찾아 참지 말고 푸는 습관 좀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는 일들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